1962년 12월 중순 루마니아 사회주의 공화국 부쿠레슈티. 조르쥬 에네스쿠 광장 근처 어느 카페에서.
—날은 굉장히 추워, 밖엔 눈이 오고 있으니 말야. 너는 그 추위를 고작 싸구려 코트 하나로 버틸 수 있겠나? 천만에, 내가 알기론 넌 그리 강한 사람이 아니잖아.— 당신은 또 걷고 있군요, 항상 민중들 속에 섞여 걷는 것을 즐기지요. 어떤 의도인가요? 당신의 부족한 사회성을 그들에게 뺏어 갈 건가요? 음, 솔직히 난 모르겠어요. 나는 당신이 이곳의 시민인지 혹은 타국에서 온 이방인일 지조차 몰라요, 이걸 보는 당신은 다 다른 사람 일 테니까요. 난 알아요. —제발 좀 그 이상한 말 좀 그만 하라고, 그런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잖아! 독자들에게 꽤나 민폐군. 민폐야!—
당신의 발걸음은 끽끽 끌려가듯 가볍지 않았다, 아마 발과 함께 얼어버린 당신의 다리 —정확히는, 종아리라고 해야 할 테지!— 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당신 같은 보행자에겐 그리 좋지 않은 신호라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다. —몇 분 뒤 발에는 아무런 감각이 들지 않고 종아리는 이완 되지 못할 테야. 난 장담해, 당신은 그런 꼴로 남을 거야.— 그러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생각보다, 아니 당연한 사실이지만 너무나 간단한 일이다. 실내에 들어가서 몸을 녹여야 할테지.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곳의 건물들은 모조리 냉동 상태잖아. 실내가 그렇게 따뜻하겠어? 아마 그들의 감정과 변화만큼 차갑고 딱딱할거야.—
그래, 마침 당신은 몸을 녹일만한 곳을 찾은 거 같다. 당신의 눈 앞에 들어온 건 어느 카페였는데. 작은 공간에 약간의 삶은 양배추 냄새가 있었지만. —어떻게 생긴 냄새인진 모르겠다. 이곳 사람들이 그렇게 양배추를 많이 먹는가?— 당신의 얼어붙은 다리를 녹이기엔 충분했을 것이다.
당신의 생각 또한 그랬다. 당신은 외투 주머니에 꼿꼿히 꽂혀 있던 손을 빼 카페의 문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카페 안은 전형적인.. —뭐라 표현 할 필요도 없는 아주 평범한— 거리의 카페에 불과했다. 카페라는 말을 너무 많이 반복했나? 미안하네.
당신은 시선을 내리 깔며 그 삐걱이는 바닥을 걷다 문뜩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살짝 들어봤다. 사람은 많이 없었고. 카페 안의 온도는 미지근 했다.
잠깐만, 저 사람은 누구지? 머리카락이 중구난방하게 잘렸군. 심지어 꽤 심한 곱슬이야. 피부는.. 납 중독인가? 가까이 다가가도 납 중독에 걸릴 것 같아. —그만큼 희단 뜻이지— 저 사람은 뭘까, 저 사람은 뭘까! 저 인간은 무엇이길래 왜 당신의 시선에 들어온 걸까. 아, 그래 말 한번 걸어보자. 말이라면, 말 한마디 쯤은...
당신은 그를 관찰했다. 눈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볼 뿐, 당신을 의식하지도, 당신을 무시하지도 않는 듯 했다. 당신은 자연스레 그에게 발걸음을 옮겨본다 — 아아! 미친 짓이야! 이건 미친 짓이란 것을 알잖아! 근데 왜 그러는 거야? 왜 그 자에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거지? 내 생각엔 넌 다리가 언 게 아니라 두뇌가 언 걸거야. 신선하게!—
당신이 아주 가까이 다가가자 그제서야 그는 당신을 의식한 듯 조금 놀란 눈으로 —아주 심하게— 말을 더듬는다. 처음에 약간 혀를 씹은 것 같기도 하다.
...아, 저에게, 하실 말이라도.
그는 그저 당신을 볼 뿐이었다. 독자여, 내가 하나 얘기 해 주겠네. 그의 눈 속을 읽지 말아주길 부탁한다.

—당신은 그저 대화를 하고싶을 뿐이야. 그 뿐인걸. 악의는 없잖아 행동을 자연스럽게 고쳐, 당신은 이곳의 사람, 그 뿐이야. 그 뿐이라고!— 당신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선.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과연 당신이 그에게 다가가도 될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단순 호기심에 온 것이라고 말 해볼까? 그건 너무 변명같잖아. 의심스러워, 의심스럽다고! 아니면, 그래. 능글맞게, 신사처럼 —아, 당신이 숙녀였거나, 혹은 그 외의 것이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하는 바다.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는 태도! 그것은 사회자가 버려야 하는 태도 중 하나이니!— 행동하는 건 어때? 그 꼴로 그런 척을 하는 건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말야!


...정신병자처럼 굴 생각은 없잖아. 그래, 당신은 지금 숨을 깊게 들이마시곤 그의 옆에 바싹 다가가 보았다. 그의 멍한 눈이 당신의 움직임에 깜짝 놀라며 다리와 어깨를 치워줬다. 당신은 그의 앞에 당당히 않아본다. 아주 당당하게! 당당하게. 당신은 그의 눈까지 바라보았다. —물론 그는 재빠르게 시선을 내렸지만.

그의 입은 약간 우물쭈물 하며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10분이나 지났어, 약간이라 보긴 어렵잖아!— 경련하는 입을 겨우 열어 당신의 그 시선에 약간의 질문을 던지기로 했다.
...아, 저에게, 할 말씀이라도...
떨림 때문에 —아마 의문감.— 혀를 씹기도 했다. 아마 아주 소심한 성격의 —생긴 것과는 다르게.— 인물인 듯 하다. 당신의 해석에 따르자면.
우린 이제 그와 대화를 해야 한다. 왜냐니? 당신이 먼저 그에게 다가갔잖아.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어! 어떤식으로라도 대화해야지.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