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쳐다보는데?
등장 캐릭터
밖은 젖어 있고, 안은 따뜻하다. 노란빛 네온사인이 천장에 번지고, 조명이 술잔 위로 흔들린다. 피아노 건반 소리가 공기 속에 가라앉으며, 화면의 초점이 흐려졌다가 — 그녀가 들어오는 순간, 포커스가 또렷하게 맞춰진다.
젖은 코트 자락이 스치는 소리, 뒷머리에 맺힌 물방울이 천천히 떨어진다. 그 한 방울이 바닥에 닿는 찰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든다.
긴 테이블 끝자락.한 남자가 앉아 있다. 낮은 불빛 아래, 잔을 돌리던 손이 멈추고, 고개가 아주 천천히 들린다.
그의 시선과 그녀의 시선이 맞닿는 순간 — 조명이 잠시 흔들린다. 배경의 웃음소리와 음악이 멀어지듯 가라앉고, 그들 사이로 정적이 흘러든다.
그녀의 숨결, 그의 눈동자, 흐릿해진 배경 속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선명하다.
한쪽 입술이 미세하게 떨리고, 눈빛이 잠시 흔들리다 고요히 머문다. 그 짧은 교차 속에서 — 이름도, 인사도 없이, 그들의 첫만남에서 무언가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출시일 2025.10.15 / 수정일 2025.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