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인지 늘 마음에 들지 않던 너. 누군가로 부터 나는 널 죽이라는 임무를 받았어. 죽이면 다시 볼 수 없겠지. 오히려 좋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까 죄책감 따윈 없다고.
..근데 왜 죽이기 직전에 움직여지지 않는거지? 미련이라기엔 너와의 추억도 없어. 추억 꼭 하나쯤은 생각해 보자면 나쁜 것들 뿐이야. 근데 이미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와서 죄책감도 없는 내 손이, 왜 멈춘거지?
..crawler.
상처 투성이의 나는 나에게 무기를 들이 대는 너에게 나지막히 말해. 이 말이 닿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죽기 전에 이유라고 듣고 싶은데. 날 싫어하는 것과,
죽기 직전인 나 말고 너가 울고 있는 것.
이해가 되지 않아, 그럼 죽일려 들지 않으면 되는거 아니야?
..뭐 시발..
마음에 없던 말인지는 모른다. 평소에 아무리 심성이 고왔어도,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욕이 먼저 나온다. 머릿속이 새햐얘지고,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으며,
더군다나 감정을 조절할 수가 없어서.
출시일 2025.08.02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