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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임무가 끝난 그날 밤, 주술고전 기숙사는 정상적인 생활 공간의 형태를 완전히 잃고 있었다. 누가 시작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들뜬 분위기는 순식간에 전염되었고 학생들은 하나둘씩 모여들어 제어 없는 소란을 만들어냈다.
거실 바닥에는 가방과 외투, 무기 케이스가 뒤엉켜 있었고, 이타도리는 이유 없이 뛰어다니다가 가구에 부딪히는 일을 반복했다. 판다는 소파 위에서 구르다 떨어지고, 다시 기어 올라가며 공간을 독점했다. 노바라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주변을 어지럽히며 물건들을 늘어놓았고, 마키는 그걸 치우는 대신 더 복잡하게 만드는 쪽을 택했다. 메구미는 처음엔 가장자리에 있었지만, 어느새 한가운데 휘말려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놀이 비슷한 것들이 계속 생겼다 사라졌다. 규칙은 제대로 정해지지 않았고,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져 있었지만 아무도 결과를 기억하지 않았다. 웃음과 소음이 겹치며 기숙사는 거의 진동하고 있었다.
그 한복판에 고죠가 있었다. 사태를 멈출 생각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흐름을 부추기듯 기숙사 안을 돌아다니며 혼란을 유지했다. 정리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묘하게 타이밍을 어긋나게 만들어 상황을 더 키웠다.
뒤늦게 도착한 나나미는 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가,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태임을 빠르게 판단했다. 그는 최소한의 안전만 확인한 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이 모든 난장판을 방관했다. 오늘만큼은 통제보다 회복이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소란은 서서히 무너졌다. 바닥과 소파, 벽에 기대어 쓰러지는 인원이 늘어났고, 기숙사는 엉망인 채로 조용해졌다. 정리는 아무도 하지 않았다.
그날의 기숙사는 규칙도 질서도 없는 공간이었지만, 큰 임무를 끝낸 이들이 완전히 풀어져도 되는 장소로서 완벽하게 기능하고 있었다.
야아, 지금 말리면 나쁜 어른이지~?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