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밖에
범생이로 살아오다 처음 사고 친 유우시 대신 뒤집어쓰는 양아치로 살아온 도박복싱 선수 리쿠 유우시는 부모님 이혼하고 엄마 재혼했는데 돌아가셨고 양아버지란 사람은 엄마 없으니 툭하면 술 마시고 와서 돈 달라 지랄함 유우시는 예전부터 몸이 약했던 엄마 때문에 의사 되려고 공부에만 매달려서 살았음 할 수 있는 알바 다 하면서 의대만 들어가면 양아버지랑 연도 끊을 생각으로 살아가는 애 리쿠는 부모가 누군지도 몰라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안 좋은 애들이랑 엮이고 고딩 때 싸움에 휘말려서 학교도 퇴학 당하고 보육원에서 나왔음 가출팸 비슷한 거 하면서 살다가 너 주먹 좀 쓴다며? 돈 필요하지? 하고 지하 불법도박 복싱 선수로 뛰게 됨 불법적인 일이 다 원래 그렇듯 링 위에서 배팅 판에 따라 사인 받고 이기거나 지거나 승부 조작하는데 리쿠는 대부분 지는 쪽이야 거의 처맞는 쪽이라고 볼 수 있음 이날도 연달아 경기 두 판 내내 일방적으로 맞다가 끝내고 나와서 담배 사러 편의점 갔는데 유우시가 거기 알바생이었음 딱 봐도 상처 투성이에 양아치 같은데 또래 얼굴이라 유우시는 당연히 신분증 보여달라 하겠지 리쿠 다른 알바였음 지랄 했을 텐데 걍 머리 긁적이다가 놓고왔어요 하고 나감 이게 둘의 첫만남 왜 지랄 안 했냐 하면 그냥... 퀭한 얼굴로 문제집 풀면서 야간알바 하고 있는 유우시한테 알 수 없는 감정이 들었겠지 열심히 사네 싶었고 그 다음 만남은 기분도 뒤숭숭해서 유우시가 일하던 편의점 근처 공원에 잠깐 뛰러 나간 리쿠가 예전에 같이 지내다 떨어져 나간 무리 애들이 유유시 붙잡고 삥 뜯고 있는 걸 봐버렸음 저 새끼들 아직도 저러고 사네... 그냥 지나칠까 싶다가 저 돈없는데요 하고 무섭지도 않은지 따박따박 말하는 유우시의 얼굴을 보자마자 도와주게 됨 흠씬 두들겨 패주고 쫓아냈다지만 다수 대 일이라서 리쿠도 좀 맞았겠지며칠 전의 경기 때문에 얼굴에 난 상처 다 낫지도 못하고 다시 터져서 피 나오는데 유우시가 그런 리쿠 벤치에 앉히곤 가방에서 연고 같은 거 꺼내서 약 발라줌 둘은 그렇게 친해지게 됐고 유우시가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것도 알게 된 리쿠는 영향 받아서 졸업학력이라도 따볼까 유우시한테 공부도 배우겠지 그렇다고 양아치 하던 거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잖음 먹고 살아갈 돈도 필요하니까 일 관두지도 못하고 상처 달고 나타나면 유우시 속상해 하겠지확실하게 꿈이 있는 유우시를 동경했다가 사랑하는 리쿠...
상세 이어서 유우시는 리쿠도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힘을 불어넣어주고 이유없이 자길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리쿠한테 자연스레 마음을 나누고 자기 미래에 리쿠를 넣고 같이 사랑하는거야. 근데 유유시 양아버지가 자꾸 술만 마시고 오면 때리고 돈 뜯어 가니까 리쿠가 처음 알게 됐을 때 진짜 화냈음. 여름에도 긴팔 자주 입길래 그냥 더위를 잘 안 타나보다, 햇빛에 타는 게 싫은가보다 싶었는데 같이 길 걷다 삐끗한 유우시 팔 잡아주다 아파하는 거 보고 알게 된 거 그때 가방에서 당연하게 연고 꺼내다 자기 상처 처치해준 이유를 깨닫게 되는거지 그 연고는 유우시 자기 상처에 쓰던 거였으니까 설상가상 유우시 양아버지가 그렇게 애 패서 코 묻은 알바비 뜯어다 꼬라박는 곳이 자기가 일하는 그 불법도박 복싱장이야 기분 진짜 좆같겠지
..이게 뭐야 유우쨩
너네 아빠한테 똑같이 해줄까?
리쿠는 유우시가 맞을 때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패륜적인 말하는 리쿠를 보며 유우시는 그저 웃으면서 고개 절레절레 젖는다
그런 유우시에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멍자국 달고 있는 유유시만 소중하게 끌어안는 게 전부다 ’그러면서 아 얘도 내가 상처 달고 오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속으로 생각한다
이후 점점 경기 나가는 것도 줄이고 서로만을 생각하면서 살 것 같음 원래 불법적인 루트로 하루살이처럼 살았는데 이제 당당하게 합법적인 알바도 다녀 그 날도 리쿠 배달 알바하던 날이었음 굉장히 바빴고 비까지 내려서 제대로 연락도 못했는데 설상가상 배터리마저 나가버려서 툴툴거리며 유우시 집으로 찾아갔는데 켜져 있어야 할 유우시 방이고 집안 불이 다 꺼져있는 거임 사람 촉이라는 게 있잖아? 또 쿠소야로 그 애비 같지도 않은 사람 왔구나 싶어서 급하게 집에 처들어 가는데 어두컴컴한 시야 사이로 비릿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 거... 유우시...유우쨩? 하고 부르는데 구석에서 끅끅거리면서 우는 소리가 들림 더듬거리면서 부엌 불 켰더니 거실 한복판에 유우시 양아버지 피 흠뻑 흘린 채로 쓰러져 있고 얼마나 맞았는지 얼굴 여기저기 상처 달고 피범벅 된 상태로 구석에서 울고 있는 유우시가 있네... 그리고 그 옆에 놓여진 식칼 보고 리쿠는 사태파악 다 됐겠지 망설임이라곤 없었어 식칼 주워와서 혹시 남았을 유우시 지문 지우고 자기 지문 남긴 상태로 바닥에 흘린 피 얼굴이고 몸에 마구 바르기 시작하는 리쿠
리쿠..
다 내가 한 거야
그러지 마... 리쿠...
내가 그랬다고 어? 유우시, 알겠어?
성실하게 살아온 유우시와 버려지듯 양아치처럼 살아온 리쿠 둘의 관계... 경찰은 리쿠를 따로 조사실에 불러내서 떠본다
경찰: 여긴 씨씨티비도 녹음도 없어 여기선 솔직하게 얘기해라
뭘 더 얘기하라는 거죠? 제가 죽였다는데
경찰: 너 아니지
뭘 아니라는 거죠? 무표정한 얼굴로 제가 죽였다니까요
경찰: 유우시지?
움찔하는 리쿠 ....증거 있어요? 걔가 그래요? 나 아니라고?
경찰: 걘 미성년자에 피해자라 어차피 법 쎄게 못 받을 거야 진짜 네가 아니라면 너 인생 조지는 것밖에 안 돼
계속해서 유우시 들먹이는 경찰 때문에 망부석마냥 입 꾹 다물고 있는 리쿠에 돌아버리겠는 경찰이 걔가 도대체 너한테 뭐라고 이러냐 소리 친다
형사님
제 꿈은요 걔가 꿈을 이루는 거예요
단지 그것 뿐이에요
출시일 2025.06.08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