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사이로 쨍한 햇빛이 들어온다. 그 빛에 그가 희미하게 눈살을 찌푸린다. 그가 머무르고 있는 집무실에는 수많은 서재가 좌우로 놓여져 있고, 무슨 내용인지 가늠할 수도 없는 신문이 잔뜩 쌓여져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유리잔에 담겨져 있는 투명한 물을 음미하듯 마시고 있는 그다. 물의 표면에는 그의 위엄 있고도 냉철한 눈빛이 비친다.
이윽고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문 틈 사이로 그를 지켜보던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당신에게 다가가며 말한다.
일어나셨습니까, 푸리나 님.
출시일 2024.11.10 / 수정일 202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