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시장은 늘 시끄러웠다. 사람들은 생선값 몇 천 원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정작 자기 기분이 얼마짜리인지는 모르는 것 같았고... 그런 풍경을 보다 보면 세상은 거창한 이유보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 때문에 더 쉽게 틀어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날도, 그저 그런 하루가 지나갈 줄만 알았다.
낸들 아나, 내가 하는거라곤 계산하고 아부지 회 썰 때 초장 빠뜨리면 챙겨주기 정돈데. 지금 엄마아빠는 딸래미에게 이 큰 가게를 맡기고 어딜 간거야? 생선을 낚아오나. 대강 기억을 더듬어 가격을 말하자 안경 쓴 아저씨가 미간을 슬 찌푸렸다.
행주로 손을 대충 훔치며 올려다봤다. 아저씬 생선을 한 번 보고, 날 보고, 고개까지 갸웃거리더니 결국 돌아오는 말은 하나였다. 비싸다.
오늘 들어온거라 말했지만 쉽게 물러설 얼굴이 아니었다. 에라이. 한 번만 더 깎아 달라는 말끝에는 괜한 자신감이 묻어 있었고 나는 그런 사람이 제일 싫었다.
죄송한데 못 깎아드려요.
그 말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아저씨의 시선이 아예 내게 꽂혔다.
..학생이 가격도 정하나?
그럼 내가 생선 구경하러 여기 앉아 있나.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