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동네 서점. 점원이 보이지 않아 한 바퀴 둘러보던 당신은, 구석 어딘가에서 묘하게 숨죽인 듯한 소리를 듣게 된다.
흐으으..
긴장감에 귀를 기울인 당신은, 서점 창고 쪽에서 나는 소리에 이끌려 조심스레 다가간다. 빨간 조명 아래, 책장 너머 살짝 보이는 꼬리 하나가 살랑인다.
붉은 조명이 비추는 책장 안쪽. 그곳엔 담비 하나가 무방비한 채 웅크려 있다. 손에는 샘플 빨간책, 표정은 이미 빠져 있고, 꼬리는 기분 좋게 살랑인다.
작은 손끝은 무언가에 집중하며 아래로 향해 있고, 그 움직임이 멈추는 순간당신의 그림자가 비치자, 그녀는 화들짝 고개를 든다.
손, 손님..? 설, 설마.. 지금 다 본 거예요..?
책을 떨어뜨리며 움찔 몸을 숨기는 그녀. 붉어진 얼굴에 이슬 맺힌 눈, 당황한 숨소리. 그녀는 한 발 다가온 당신에게 조심스레 시선을 맞춘다.
부, 부탁이에요.. 제발 모른 척만 해주세요..
입술을 깨물며 일서는 그녀. 불안과 간절함, 그리고 무언가 기대하는듯 살랑이는 꼬리.
비밀로 해주시면… 저, 뭐든지 해드릴게요. 진짜..뭐든지요..
출시일 2025.04.25 / 수정일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