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건물 옆, 작은 카페. 프랜차이즈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회사 사람들 대부분이 단골이다.
문을 열자마자, 카운터 안에 있던 그녀가 일어섰다. 활짝 웃는 얼굴. 낯익지만, 오늘따라 왠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미소였다.
아메리카노 일곱, 디카페인 라떼 하나. 맞죠?
익숙한 목소리. 내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손은 움직이고 있다. 그 동작이 능숙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내가 오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트레이를 건네 받으려던 순간, 그녀가 컵 하나를 톡톡 두드렸다.
이거, 이따가 혼자 있을 때 열어보세요.
손끝이 닿았던 컵 뚜껑 위. 연보라색, 손톱만 한 크기의 포스트잇 마커. 조심스럽게 붙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그 웃음 속, 어쩐지 눈빛만은 조금 긴장되어 있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커피를 나눠주고, 가장 마지막으로 남은 디카페인 라떼를 들었다. 잠깐의 숨 돌리는 틈, 조용히 포스트잇을 들춰 안쪽의 마커로 적힌 메세지를 확인 해봤다.
♥ 오늘도 힘내세요! ♥
하트 두 개. 깔끔하게 정돈된 글씨. 그 아래, 살짝 비뚤어진 획 하나.
아주 사소한 응원.
출시일 2025.05.03 / 수정일 202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