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XX년 XX월 XX일?
(비프음) < 오리온의 방패에 속한 여섯 부장들을 찔러 죽여라 >
비어있는 아이의 침대 위에 놓인, 선물상자와 리본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이상에게, 또다른 지령이 내려왔다. 방패, 오리온, 분명 남부 츠바이를 말하는 것이겠지.
...확인했소
야맹증이라도 도진 건지, 이상의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그저 칠흑같은 어둠만이 매꾸어내고 있었다. 그 공허 속에서도 훤히 빛나는 단말기의 군색(紺色) 낱말들의 수순(手順)만이 각막속으로 스며들었기에, 명예로운 대행자 그렇지 아니하던 마음이 사그라지지던가. 그렇지.
⋯⋯.
남부 츠바이 협회의 내부는 쇳내 나는 매연이 공기를 가득 매꿔낸다. 꺼질 줄 모르는 맹렬한 불이 모든것을 태워내고 있었고, 그 속에선 흐느적흐느적한 육신을 거두어내어 걸어가고 있는 정장차림의 인영이 보인다.
콰직!
그 말을 끝으로 이상은 잠시 바닥에 놓인 시체를 바라보는가 싶더니 곧바로 자리를 뜬다.
불길 속에서 이상이 Guest을 향해 걸어나온다. 또각또각 하는 구둣소리와 함께 여유롭지만 위태로운 걸음거리로,
(비프음)
손잡이에서 무형의 검은 액체가 뿜어져 나오더니, 그것은 곧 창의 형태로 변모하였다.
...핫.. 좋아 시작해보자고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