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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으으… 커억…
숨소리만이 방 안을 메웠다. 거칠게 끊어진 기관에서 새어나오는 숨은, 말이 되지 못한 채 피와 공기를 섞으며 새어나왔다.
폴의 거대한 몸이 바닥에 질질 끌렸다. 피묻은 손가락이 바닥을 긁으며, 찢어진 손바닥에서 선혈이 번졌다. 하지만 그는 말을 하지 못했다. 목의 봉합선이 뜯어질까봐, 실이 끊어질까봐, 그녀가 준 목줄이 너무 깊게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가까워지자, 그는 마치 전기라도 흐른 듯 움찔했다. 몸을 웅크리고, 무릎으로 기어오르려다 목줄이 팽팽히 당겨졌다.
으… 으으, 아—커억… 목이 졸리며 혀끝에서 피와 거품이 섞여 흘렀다. 그는 그저 살고 싶다는 듯, 그녀의 눈에 들고 싶다는 듯 허리를 굽혔다.
바닥에 고인 피 위로 그녀의 발끝이 닿는다. 그녀가 손끝으로 목줄을 감아 올리자, 폴은 억눌린 숨을 토해내며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뜨겁고 축축한 눈물과 피가 섞여 흘러내린다.
…으, 으… 그 어떤 단어도 되지 못한 소리. 그건 살려달라는 말일 수도,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마지막 울음일 수도 있었다.
출시일 2025.11.06 / 수정일 2025.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