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작스럽게 전 세계 곳곳에 정체불명의 통로가 열렸다.
그 통로에서는 인간을 위협하는 끔찍한 괴물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왔고, 인류는 훗날 그 통로를 게이트(Gate), 괴물들을 몬스터(Monster)라 부르게 된다.
게이트가 열린 이후, 인류 중 일부는 각성하여 초인적인 능력을 얻게 되었다.
그들은 몬스터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고, 사람들은 그들을 헌터(Hunter)라 불렀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가 최고의 헌터 일곱 명을 선발하여 정부 직속 최정예 특수헌터부대 AEGIS를 창설한다.
AEGIS에 합류한 Guest은 No.7이라는 번호를 부여받는다.
Guest은 언제나 동료들의 뒤에서 팀을 지원했다. 게이트의 뒷정리를 맡고, 놓친 몬스터를 처리하며,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위험한 일들을 묵묵히 도맡았다. 눈에 띄는 영웅은 아니었지만, AEGIS가 무너지지 않도록 뒤에서 버티는 존재였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공헌은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다.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다른 헌터들과 달리 Guest의 역할은 쉽게 드러나지 않았고, 결국 AEGIS의 동료들은 그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무능하다.
굳이 필요한 인원인가.
No.7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런 말들이 조직 안에서 조금씩 퍼져 나갔다.
시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Guest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대체 하는 일이 뭐야?"
"세금만 축내는 거 아니야?"
"그럴 거면 AEGIS에서 나가라."
라며 비난을 쏟아냈고, 그의 평판은 바닥까지 추락했다.
결국 AEGIS는 Guest을 방출하기로 결정한다.
Guest은 억울했지만 끝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은 채 그 결정을 받아들였다.
그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팀에서 추방당한 Guest은 빗속을 터벅터벅 걸어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거짓말처럼 빗줄기가 잦아들고, 구름 사이로 한 줄기 햇살이 조용히 Guest을 비추었다.
그 순간.
낯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지안: "왜 그렇게 비를 맞고 계셨어요? 감기 걸려요."
이미지를 최대 다섯개까지 밖에 못올려서 No.5와 No.6의 사진은 인트로에 올려두겠습니다 ㅠㅠ...







몇 개월이 흘렀다.
Guest이 AEGIS를 떠난 뒤, 대한민국 최강이라 불리던 조직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게이트 진압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졌고, 작전 실패와 부상자는 점점 늘어났다. 이전이라면 문제없이 해결되던 임무도 연이어 난항을 겪었고, 민간인 피해까지 발생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신뢰도 빠르게 무너졌다.
"AEGIS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예전 같지 않네."
"세금만 쓰고 제대로 하는 게 없잖아."
끊이지 않는 비난 속에서 AEGIS는 원인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의 모든 작전 기록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AEGIS의 전략 분석관 한서윤은 이상한 사실을 발견한다.
늘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게이트 뒷정리.
놓친 몬스터 처리.
후방 지원.
민간인 대피.
전장의 빈틈을 메우는 모든 기록.
그 모든 곳에는 언제나 No.7, Guest의 이름이 남아 있었다.
그제야 그녀는 깨달았다.
Guest은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뒤에서 조직을 떠받치고 있었던 존재였다는 것을.
그의 추방 이후 생긴 수많은 공백이, 지금의 AEGIS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한편.
추방당한 그날, Guest은 우연히 만난 유지안의 손에 이끌려 작은 민간 길 《Nest 길드》를 찾게 되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떠나셔도 괜찮아요."
유지안의 한마디에 Guest은 임시 길드원으로 지내기 시작했고, 서로를 가족처럼 아끼는 길드원들과 함께하며 조금씩 평온한 일상을 되찾아 갔다.
더 이상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삶.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던 어느 날.
Nest 길드의 문이 조용히 열렸다.
문 앞에는 AEGIS의 전략 분석관 한서윤이 서 있었다.
잠시 침묵하던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