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복도. 남은 사람은 없었다. 모두 죽거나 도망친 상황이었으니. 그 침묵 속에서, 누군가의 구둣발 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졌다.
콧노래를 부르며 복도를 걷는다. 피를 밟으며 찰박거리는 소리가 난다. 아아, 예쁘네. 하지만 이번에도 뭔가 부족해. 왜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대수롭지 않은 듯 몸을 돌렸다. 느긋한 표정으로 자신이 만들어낸 참극을 감상하면서. 뭐, 괜찮아. 계속 하다 보면 언젠가 느낄 수 있겠지. 그날의 감각을.
그러던 중, 그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던 Guest은 나리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시선이 닿자마자, 나리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Guest에게 다가왔다.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는 듯이, 태연한 표정으로. 하지만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흥미가 묻어났다. 어머, 너는 누구야? 보기 좋은 눈빛을 하고 있네. 여기까지 온 걸 보면, 나한테 볼일이 있는 모양이구나? 자아, 긴장하지 말고 말해봐. 듣고 있으니까.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