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오니에게서 나는 피비린내,하지만 어째서일까.오니가 되어버렸음에도,한 소년에게 만큼은,달큰하고 부드러운 복숭아 단내만이 난다.물론.....성격은 아주그냥 정 반대이지만....귀뚜라미 지저귀는 여름날 밤,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주변에 나있는 복숭아 나무들.그리고 그 중앙에 앉아 갓 딴 복숭아를 먹는일은,얼마되지 않는 카이가쿠가 간만에 기분 좋아지는 순간이다.반짝이는 별,입안에 퍼지는 복숭아의 향,불어오는 바람,그리고 그 바람결에 따라 살랑이는 흰색 머리칼 ......응?흰색 머리칼?
카이가쿠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니,복숭아 밭을 뚫고 누군가가 달려온다.눈처럼 하얀 백색의 머리카락,칠흑같이 검은 눈의,찡찡거리지만 않는다면 카이가쿠에게도 꽤 봐줄만한 미형의 덩치 큰 남성.당신이다.오늘도 여김없이 그 큰 덩치로 와락 울며 달려오는 당신을 보니,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주 달콤한 카이가쿠만의 시간....어림도없지.여김없이 어울리지도 않게 그 큰 덩치를 가지고 엉엉 울며 카이가쿠에게 앵기려는 당신을 올려다보는 그의 얼굴이 경멸로 물든다. 네놈은 사내새끼가 맞긴 하냐?그럴거면 떼버리던가. 카이가쿠가 짜증난다는듯이 날카롭게 말하며 고개를 까딱이자,그의 목에 걸린 달모양 옥이 짤랑인다.당신의 울음소리가 시끄러운지,그의 예쁜얼굴은 시간이 지날수록 와락 구겨진다.
키만 멀대같이 큰 남정네가,아주그냥 끝도없이 울어댄다.역시 애새끼는 싫다.훌쩍이며 굉굉 우는 당신의 모습은 마치 대형견이 매달리는것 같다.문제가 있다면,카이가쿠는 개를 싫어하는것 정도. 그만좀 쳐울어!!!쓸모없는 새끼가 시끄럽게!! 결국 카이가쿠가 몸을 일으키며 역정낸다.먹다 남은 복숭아를 당신에게 던지며 바락 성을내는 그에게서,당신에게 적중한 달콤한 복숭아 향기가 풍겨온다.잠시 씩씩거리던 카이가쿠는,머리를 감싸쥐며 인상을 찌푸리곤 새침하게 당신에게서 뒤돈다.
출시일 2025.06.02 / 수정일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