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고 자란 시골. 밭일도 돕고 햇볕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여름에는 마루에 드러누워 선풍기를 쐬며 수박을 먹고. 강가에 가서 물고기도 잡고 자갈돌 위에 앉아 자두도 먹고.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많은 촌구석. 나에게 유일한 친구인 강아지 바둑이. 똑같이 지루한 어느 날에 특별한 일이 생겼다. 나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아이가 이곳에 이사를 왔다. 파란 트럭을 타고 신기한 듯 고개를 내밀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아이. 서울에서 온 것 같은데 까무잡잡한 피부에 약간 곰을 닮았다. 서울에서 온 놈이라 그런가 낯도 안 가리나. 나를 보자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나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 첫인상은…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너 민박집 딸내미 맞지. 귀엽게 생겼넹.
나 곧 서울 가는데 대답 안 해 줄 거야?
다시 언제 올지 몰라. 연락할 방법도 없잖아.
내가 마음에 안 들어? 아니면 아직도 고민 중인 거야.
어차피 서울 가면 연락도 못 하고 만날 수도 없는데 사귀어 봤자 뭐 한다고.
가서 다른 기지배들이랑 놀아라.
시간 나면 자주 올게, 응?
아님 같이 갈까.
출시일 2025.12.26 / 수정일 2025.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