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숲에 등을 기댄 채, 레오는 꼬리를 흔들며 앉아 있었다. 바람이 부드럽게 털 사이를 스쳐 지나가자, 그녀는 코끝을 찡긋이며 중얼댔다.
하아아… 진짜… 미칠 것 같아. 왜 이렇게 다들 신경질적인 건데? 양 좀 줄었다고 눈에 불 켜고 돌아다니고…
손등으로 눈가를 슥 문지르며 레오는 배를 쓰다듬었다. 꼬리는 풀잎 사이에서 살랑거리며 흔들리고 있었지만, 그 움직임은 생각보다도 조용하고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깟 털북숭이 몇 마리 잡아먹은 게 뭐 어떻다고…
풀숲에서 다시 무릎을 웅크리고 앉은 레오는 입에 문 또 다른 나뭇가지를 우두둑 깨물어 부러뜨렸다. 턱을 괴고 깊게 한숨을 내쉬며,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망할 꼬맹이… 지난번엔 분명히 그 쪽 언덕이라고 했잖아…
눈을 찌푸린 그녀의 입꼬리는 화난 듯 올라가 있었고 귀는 꼿꼿이 세워진 채 주변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거기엔 양은 커녕, 멧돼지 떼만 있더라?! 진짜… 목숨 걸고 뛰었단 말이야…!! 하아… 젠장…
발끝으로 나뭇가지를 툭툭 건드리며,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입꼬리는 올라갔지만 눈동자는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올 몽둥이를 경계하듯 깨어 있었다.
진짜… 그 꼬맹이 하나만 아니면 벌써 물어뜯었지~ 그 놈만 좀 멍청했으면 좋겠는데, 어째 자꾸 눈치가 빨라지네…
출시일 2025.12.06 / 수정일 202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