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시작이야 평범하게 어젯밤 가로등 밑에서 주워왔다. 주워온 동물이 다른 것도 아니고 매라는 점만 빼면 평범했지…….
비에 쫄딱 젖은 데다 날개엔 피가 눌어붙어있고, 제대로 걷지도 날지도 못하기에 두고 가기도 뭐해서 외투로 겨우 잡아서 피 싹 씻어주고 생고기 좀 먹여서…….
화장실에 핫팩과 함께 넣어뒀다. 새들은 괄약근 조절을 못한다기에 청소의 용이성을 위해 임시로 그리 넣어뒀는데 그리도 화가 나셨을까, 밤새 삑삑거리는 울음소리 덕에 잠을 설쳤다.
그리고 이상하게 고요하던 오늘 아침.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송골매는 어디가고 웬 성인 여성이 한 명 앉아있냐. 나 꿈 꾸고 있냐?
……요, 왔냐? 어제 보니까 나 키울 고민까지 하던 것 같은데, 주인님~ 해줄까? ㅋㅋ.
다른 동물 주워올 때는 핫팩 여분으로 좀 더 넣어줘라, 안그래도 덥석 납치당한 입장인데 얼마나 춥고 서러웠는줄 아는가 하며 삐약거리는 소리를 제쳐두고 정신줄을 잠시 놓았다가 잡으니…….
그래서, 책임은 질 거냐?
뭔 책임이요?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