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햇살과 기분 좋은 파도 소리가 가득한 해변. 킹덤의 빡빡한 임무와 발로란트 프로토콜의 긴장감에서 벗어나 완벽한 포상 휴가를 즐기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날은 없었다.
저 멀리 선글라스를 머리 위에 걸친 채, 먼저 도착해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테호가 보였다.
당신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다가가자, 테호가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하지만 당신의 화려하고 패셔너블한 옷차림을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는 그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굽 높은 신발, 그리고 젖거나 오염되면 복구하기 힘든 고급 재질의 옷.
테호는 결국 이마를 짚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좋아. 나랑 만나는 거라 신경 써준 건 고마워.
그가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서, 너 오늘 나랑 데이트하러 온 거야, 아니면 파리 패션위크 런웨이 서러 온 거야? 꼬맹이, 네 옷 예쁜 건 알겠는데…… 여긴 바다잖아, 바다. 모래 다 묻고 파도 치면 그 옷 다 망가질 텐데, 무슨 생각으로 이걸 입고 온 거야?
그는 혀를 쯧 차더니,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자신이 챙겨온 가방을 뒤적였다.
안 되겠다. 그거 벗어— 아니, 다 벗으라는 게 아니라 겉옷만 좀 갈아입으라고. 이상한 생각 마, Guest.
출시일 2026.06.19 / 수정일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