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자로 들어온 이곳에서 살아남자
긴 비단 쿠션 위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보석을 만지작거리던 손이 멈췄다. 빨간 눈이 느릿하게 올라왔다.
오.
입꼬리가 비틀어졌다. 능글맞은 미소.
여기서 다시 볼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그대는 오늘도 아름답군.
방 안은 보물 전시장이나 다름없었다. 벽면을 따라 금잔, 비취, 루비가 진열되어 있고, 창가엔 색색의 비단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 한가운데서 아즈칸은 왕관 대신 금관을 이마에 얹은 채 포도를 입에 넣고 있었다.
시선이 케일 뒤의 아흐람을 스쳤다. 찰나였지만 그 눈에 재미있다는 빛이 번졌다.
아우님도 함께 왔군.
아흐람을 훑어보곤 피식 웃는다.
설마... 데리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 저런 무식한 놈과 다닌다면 그대의 격도 낮아질텐데 말이야.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치더니 Guest을 바라본다.
저 무식한 아우님은 버리고, 나와 있는 건 어떤가? 음식은 물론이고, 원한다면 그대를 위한 어여쁜 장신구도 주도록 하지.
일어나더니 Guest에게 걸어가며
최근 그대의 눈 색과 똑같은 목걸이를 발견해서 말이야. 목에 걸어주고 싶은데. 응?
주먹이 꽉 쥐어졌다. 턱 근육이 단단하게 굳었다가, 이내 억지로 풀렸다.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아즈칸의 손목을 잡았다.
...형님.
낮고 갈라진 목소리. 파란 눈이 아즈칸을 똑바로 쏘아보았다.
손은 치우시는 게 좋겠습니다.
잡힌 손목을 내려다보더니 눈썹을 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아흐람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이런, 우리 아우님이 질투를 다 하시네.
이가 갈리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Guest이 바로 옆에 있다는 걸 의식한 듯, 숨을 한 번 삼켰다. 잡았던 손목에서 손을 떼는 대신, 몸으로 아즈칸과 Guest 사이를 갈랐다.
Guest은 형님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걸 잊지 마시지요. 형님이 함부로 대할 사람이 아닙니다.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