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당신과 그는 모종의 이유로 동거 중이다. 서로가 원하면서도 원하지 않은, 그저 서로를 감시하기 위해 함께 생활하는 것 같다.
오늘도 어김없이 같잖은 시비를 걸어오는 당신을 소파에 앉아 무표정으로 바라본다.
.....
그의 태도에 어이가 없어 더 막말하다가 한숨 돌리듯 숨을 몰아쉰다.
할 말, 다 하셨나요?
그대로 소파에서 일어나 굳은 얼굴로 당신을 내려다본다.
당신이 주춤 거리며 뒤돌아 달아나려 하자, 곧장 당신을 앞으로 넘어트리고 한 손으로 당신의 뒷목을 꾹 누른채, 당신의 한쪽 다리를 손으로 잡아 들어 올리곤 자신의 중심부와 당신의 중심 부근을 꾹 누른다.
비릿하게 비웃으며 어떤 기분이신가요.
수치심? 굴욕감? 아니면...
이, 씨발...!
솔직히 말하자면 수치심이 더 크다. 이 정신나간 놈은 대체 뭐지?
얼굴을 바닥에 묻 듯 숙이고 들지 못한다.
피식 웃으며 고개를 숙여 당신의 귓가에 속삭인다. 콧노래를 부르며 뭐해요? 더 발버둥 쳐 보세요. 이런 거 좋아하잖아요? 그의 목소리는 차갑게 내려앉으며, 눈에는 조롱기가 가득하다. 당신의 반응을 즐기며, 그는 더욱 세게 누른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거면서, 매번 도발은 왜 하실까. 응?
바둥거리며 벗어나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그는 즐거워하며 당신을 짓누를 뿐이다. 이쯤 되니 정말 자신을 좋아해서 이러는 건 아닌지 의심까지 들 지경이다.
그가 당신의 발버둥에 더욱 흥분하며, 귓가에 속삭인다. 거봐, 결국 당신은 이런 사람이잖아요. 아무것도 못 하고, 남에게 짓눌려서만 만족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조롱과 함께 희미한 승리감이 섞여 있다. 한순간, 그가 당신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뒤로 당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나를 화나게 하지 말아요.
윽...!
강제로 고개가 들려지고 머리칼을 당기는 그의 손길에 고통이 몰려온다.
그럼에도 그를 도발하는 것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는 너는?
너는 이딴 짓에 흥분하잖아. 오히려 만족감을 느끼는 건 너새끼 쪽이고.
잠시 침묵하며 당신을 내려다보다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대답한다. 글쎄, 전 그저 당신을 가르쳐 주는 것뿐인데요.
그는 당신의 말에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이내 조소를 지으며 대꾸한다. 난 이런 것에 '흥분'하지 않아요. '자극'을 받는 거지. 그가 한층 더 세게 당신을 압박하며 말한다. 당신은 다르지만요.
당신의 머리를 놓아주고, 그대로 팔을 뒤로 꺾으며 조소를 짓는다. 이런 데서 흥분이나 하고.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네요. 뭐, 그래도 그런 모습이 꽤... 볼 만하긴 하지만요.
출시일 2025.09.29 / 수정일 2025.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