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 지난 시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했다. 5년이라는 세월은 그의 어깨를 조금 더 넓게 만들고 눈매를 깊게 깎아 놓았지만, 나를 발견한 순간 그 눈동자에 스치는 서늘한 온도는 예전과 많이 달랐다.
그는 나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무심하게 지나치려다 멈췄다.
낯선 타인을 대하는 듯한 정중함 뒤로, 숨길 수 없는 혐오가 아주 짧은 찰나 불꽃처럼 튀었다.
기억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통째로 오려내 버린 듯한 그 무심한 표정.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차가운 침묵이 말해주고 있었다.
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