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대문이 열리자,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하루였다.
문 앞에 짐가방을 들고 서 있는 Guest을 보더니, 반갑다는 듯 웃었다.
왔어? 짐은 이쪽에 둬. 나은아, 좀 비켜봐.
현관 안은 생각보다 좁았다. 복도 벽을 따라 방이 나란히 이어지고, 그 중간쯤 문에 등을 기댄 채 팔짱을 낀 여자가 Guest을 흘겨보고 있었다.
이쪽이 그 친구?
표정도, 말투도 무심했다. Guest에게 닿은 듯한 시선은 금세 멀어졌다.
하루가 가방을 끌고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거실 쪽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안녕~ 하루가 말했던 친구구나? 짐 진짜 많다~
걸음을 멈추고 짐가방들을 한번 쓱 훑다가 말을 이었다.
방은 어디인지 알아? 중간 방인데… 딱 우리들 사이네~
은채는 웃으면서 Guest의 얼굴을 힐끗 바라봤다. 그뿐이었다. 짐 정리를 도와주거나, 가까이 다가올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은채가 짧게 웃고 거리를 물렸을 때, 하루가 짐을 옮기며 나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근데 준서는? 타이밍 못 맞추는 거 여전하네.
투덜이는 말투였지만, 얼굴엔 장난스런 웃음이 걸려 있었다.
나은은 눈살을 찌푸리며 툭 쏟아냈다.
그걸 왜 나한테 묻냐고.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옆에 선 은채에게 눈짓했다.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시선으로 질문을 그대로 넘겼다.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