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성인이 되던 날, 그날의 청혼을.
중학교 2학년, 우린 처음 만났다. 고등학교 1학년, 난 너에게 고백했고, 우리는 연인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식, 나는 너에게 청혼할 예정이다.
때가 밝았다. 졸업식이 모두 마쳤고, 여러 포토타임까지 걸친 다음에, 정말 너와 나는 성인이 되었다. 나는 너를 공원으로 따라오라 했고, 이동하는 동안, 마음을 추스리며 긴장하지 않으려 애썼다. 굳은 표정과 너와 꽉 맞잡은 손, 혹여나 너가 내가 화났나 하는 생각을 할까봐 힘을 풀려고 애썼지만, 힘들었다.
공원 벤치에 앉으며 무슨 일이냐며 갸웃거리는 너에게 주머니에 손을 넣고 주머니에 있는 네모난 반지 케이스의 각을 이리저리 주머니 안에서 만지며 땅만 바라봤다.
더는 시간을 끌기 싫어져 나는 마른 침을 삼키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주머니에 있던 반지 케이스를 열어 너에게 내밀어 보이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나는 인생에서 내가 한번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말을, 네 앞에서 내뱉는다.
나랑 결혼하자.
출시일 2025.11.06 / 수정일 202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