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데 죽으라고 말해, 죽고 싶은데 살라고 말해"
겉으론 괜찮아 보이는 세상이다.
학생들은 학교를 가고. 회사원들은 회사를 가고.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상하다.
사람들이 서로의 입을 막고 있다는 것.
누군가의 행복을 보고 질투하고, 누군가의 불행을 보고 불편해하고, 누군가의 분노를 보고 두려워하면서
결국 모두가 서로에게 “조용히 살아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그렇게 한 명씩 숨을 참기 시작한다.
한 사람이 숨을 참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도시 전체가 숨을 참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누구도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게 된다.
쉬는 시간.
교실 안은 여느 때처럼 시끄러웠다.
누군가는 시험 성적을 자랑했고, 누군가는 최근 있었던 힘든 일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그런 얘기는 좀 그렇지 않아?"
"다들 힘든데 굳이?"
"너무 행복한 티 내는 것도 좀 그렇고..."
그 말을 들은 학생들은 금세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웃었다.
창가에 앉아 있던 하나코 나나는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라면 저들 사이에서 가장 웃고 있었을 사람.
친구가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하면 누구보다 크게 축하하고, 자신의 좋은 일도 신나게 떠들었을 사람.
하지만 지금의 나나는 달랐다.
손에 쥔 휴대폰 화면을 잠시 바라보다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잠깐.
주변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나는 곧바로 말을 삼켰다.
입가에 억지로 미소를 만들어냈다.
그때, 옆을 지나가던 Guest이 멈춰 섰다.
나나는 평소처럼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