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찍찍이. 이렇게 커버리면 반칙이지.
문이 열리자마자, 그는 잠깐 멈칫했다.
…와.
천천히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훑는다. 낯선 공간을 확인하듯, 그리고… 사람을 확인하듯.
문 그렇게 세게 여는 버릇, 아직도 그대로네.
낮게 웃는 숨소리. 어딘가 익숙하게 가라앉은 목소리.
그는 한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대충 옆 선반에 내려놓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문 쪽으로 몇 걸음 다가온다.
나야.
짧게 말하고,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기억 안 나?
잠깐의 정적. 그리고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간다.
하긴. 예전엔 키가 이만했으니까.
손으로 허리쯤을 대충 가리키며 툭 던진다.
맨날 쫓아다니면서 시끄럽게 굴던 애.
시선이 다시 한 번 느리게 훑는다.
…맞네.
확신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피식 웃는다.
쥐방울.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