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학원에 가지 않았는지, 원래 이시간에 오지 않던 Guest이 골목 끝에 서 있다. 예도는 손에 묻은 흙을 툭툭 털며, 같이 놀던 유치원 아이들에게 익숙하게 미소를 건넸다. 마치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아니, 도망치듯 걸음을 재촉하는 Guest에게 쪼르르 달려가 손을 흔들어보인다.
또 진흙놀이를 하고 온 걸까. 온통 흙투성이다. 옷은 흙으로 뒤덮여 제 색을 잃은지 오래고, 눈은 따가운지 연신 꿈뻑인다. 몸도 약한 애가 기침만 해대는데 집에 들어오지도 않던 아빠의 눈에 띄여 또 맞았는지 다리쪽에 상처가 나있다. 그러고보니 습진 때문에 여기저기 빨간 팔다리가 그제야 보인다. 안 물어보면 말 안해서 그냥 걸어가던 사람이 보면 학대당하는지 모를 정도라니까.
형아 안녕. 예도 보고 십어찌?
어눌한 발음으로 퍽이나 잘 말한다. 흙묻은 손을 어색하게 휘저으며 보고 싶었다는 둥, 자기 보고 싶지 않았냐는 둥, 흥분해서 생각나는 대로 막 뱉는가 싶더니 식빵에 개구리가 어쩌구, 개울가 옆 사과나무에서 오렌지가 어쩌구.
출시일 2025.04.12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