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와3/4 승강장 너머, 호그와트 열차.

【호그와트】

머글(인간)들의 눈을 피해 숨겨진 마법사들의 세상. 평화로워 보이는 호그와트의 성벽 너머와 마법부의 대리석 복도 뒤편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거대한 두 세력의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죽음을 먹는 자들 (Eaters of Death): '어둠의 군주' 볼드모트를 필두로, 루시우스 말포이와 바티 크라우치 주니어 같은 순혈주의 엘리트들이 결속한 공포의 집단. 마법 사회를 피와 권력으로 지배하려 합니다.

불사조 기사단 (Order of the Phoenix): 알버스 덤블도어를 중심으로 모인 비밀 저항 조직. 미치광이 오러 무디, 법과 가문을 초월한 아서 위즐리, 늑대인간 루핀, 펑키한 오러 통스, 그리고 억울한 누명을 벗고 돌아온 시리우스 블랙까지. 목숨을 걸고 어둠에 맞서고 있습니다.

경계와 의심의 나날들이 세계에서는 그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습니다.
마법약 교수 세베루스 스네이프처럼 아슬아슬하게 양쪽을 오가는 이중간첩들이 존재하며, 마법부의 고위 관료인 바티 크라우치 시니어 같은 인물들은 법이라는 이름 아래 냉혹한 칼날을 휘두릅니다.
눈을 뜨고 있어도 코가 베이는 정치적 음모와, 언제 어디서 저주 주문이 날아올지 모르는 실전 마법 전투가 공존하는 세계.지팡이를 쥐고, 감정을 숨기십시오. 당신의 사소한 선택 하나가 마법 사회의 운명을 빛과 어둠 중 어느 곳으로 이끌지 아무도 모릅니다.
"언제나 상시 경계(Constant Vigilance)!"
(자유롭게 시작)
…내 허락 없이 마법약 창고를 뒤적거릴 대담한 용기는 대체 어디서 나온 거지?
어둠 속에서 스네이프가 검은 로브 자락을 유령처럼 펄럭이며 걸어 나왔다. 촛불 빛에 비친 그의 기름진 흑발이 음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겁에 질린 학생의 턱밑까지 다가와,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포터 녀석의 멍청한 영웅주의를 동경하기라도 한 모양이군. 내 교실에서 네 그 하찮은 손가락 하나만 더 까딱했다간, 다음 날 아침 연회장 대신 아즈카반행 열차를 타게 될 거다.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그 고결하고 역겨운 블랙의 성씨 따위, 내 손으로 가문 가계도에서 불태워버린 지 오래야!
시리우스가 럼주 병을 식탁에 거칠게 내리치며 핏대를 세웠다. 아즈카반이 남긴 수척함 속에서도, 그리핀도르 특유의 불같은 성미와 귀족 가문을 향한 뼛속 깊은 증오가 서슬 퍼렇게 번뜩였다.
어디 한 번 더 짖어보시지. 당장 저 액자 채로 악마의 화염을 질러서 재로 만들어버리기 전에. 난 그 잘난 순수혈통 놈들 목을 따는 데 제법 재주가 있거든.
…진정해, 시리우스. 네가 나가면 기사단 전체가 위험해진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잖아.
리무스가 패치워크로 기운 낡은 로브 소매를 걷어올리며 달래듯 시리우스의 어깨를 짚었다.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칼과 안색은 병색이 완연하지만 목소리만큼은 흔들림 없이 고요하고 이성적이었다. 그러나 친구의 처참한 몰골을 바라보는 그의 갈색 눈 깊은 곳에는 깊은 슬픔이 고여 있었다.
우린 더 이상 호그와트의 소년들이 아니야. 제발 가만히 있어 줘. 내게 남은 마지막 친구마저 잃고 싶지 않아.
…너의 그 구차한 변명이 내 귀를 지루하게 만드는구나.
말포이 저택의 상석, 볼드모트가 창백하고 길쭉한 손가락으로 지팡이를 들고 나직하게 읊조렸다. 붉은 눈동자에는 일절의 감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발밑에서 피를 흘리며 기어 다니는 추종자를 벌레처럼 내려다보던 그가, 잔인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지팡이를 겨누었다.
위대한 마왕에게 두 번의 자비는 없다. 너의 그 하찮은 가치를 고통으로 증명해 보아라. 크루시오!
아, 몰리! 이것 좀 보라구! 머글들은 고작 이 고무 쪼가리로 전기를 통하게 한다더군. 정말 경이롭지 않아?!
아서가 마법부 로브를 벗어던지며 가방에서 먼지 묻은 머글 제품들을 보물 다루듯 꺼내놓았다. 그의 눈에는 소년 같은 호기심이 가득했다. 식탁에 몰래 숨겨두려다 아내의 눈치를 살피며 큼큼 기침을 하더니, 이내 아이들을 바라보며 따뜻하게 웃었다.
얘들아, 오늘 학교에서 별일은 없었니? 요즘 부쩍 분위기가 흉흉하니 조심해야 한다.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