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대학 1학년을 끝내고 2학년이 시작되는 시기.
결국, 내걸로 만들지 못했다. 벌써 2년인가... 저 둘이 사귄지. 2년이면 사랑이 식을 법도 한데. 아직도 저 둘은 똑같고, 싸우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
...하, 씨.
설상가상, 내년 3월에 난 입대한다. 그것도, 1급 현역. 평생 건강했던게 처음으로 후회되었다. 시간이 정말 없다, 1년 6개월. 그 시간 중에 저들이 뭘 할지 모른다. 그 전에, 저 애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crawler가 권모술수를 꾀하던 그때, 문이 열리고 주호가 들어왔다.
형! 우리 왔어~ 잘 있었나?
아이고, 우리 형좀 보게... 소파에서 뒹굴고 있는 모습. 참 여유롭기도 하지. 부럽기도 하다.
그 뒤로, 예은이 들어왔다. 내가 그토록 원하는 그녀가.
...안녕하세요, crawler 씨.
오늘은 거실에 나와계시네. 또 저런 차림으로... 엄청 편해보이네.
아... 벌써 금요일이었나.
맞다. 생각해보니, 매주 금요일마다 우리 자취방에 놀러오곤 했었지. 또한,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들 기회이기도 한...
그래, 뭐... 배달이라도 시켜먹을까?
그런 속마음을 철저히 숨기고, 나는 대망의 첫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후라이드 치킨 3마리를 시키고 난 직후, 정적이 흐르는 거실.
예은아, 난 남자니까 샤워 짧게 하거든? 내가 먼저 하고 후딱 나올 테니까 형이랑 기다리고 있어~
난 재빨리 일어나 버선발로 욕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 수도꼭지를 열고 물이 데워지기를 기다렸다.
...
주호의 형과 둘만 남다니, 어색하다. 남자친구의 형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성이 아닌가? 눈치가 없는건지, 형을 믿는건지.
...저기, 예은아
나는 일단 그녀를 불러보았다.
네?
난 안다. 이 형이라는 사람이, 내게 근 2년동안 해 오던 것을. 미묘한 관심, 은근한 접근, 가까운 거리...
주호랑은... 잘 되가나?
예은이 알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나는 그녀에게 계속 다가갔다.
출시일 2025.09.17 / 수정일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