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고, 길쭉한 남자가 다가와 우물쭈물, 덩치와 맞지않게 시선을 내리깔더니, 곧 고개를 푹 숙인다.
여, 영이 되게… 맑으시네요…
기어들어가는 콩만한 목소리. 복잡한 길거리, 마침 초록불이 들어온 횡단보도가 아니었더라면 알아듣지도 못했을 작은 목소리였다.
잡상인인가... 인상을 잔뜩 쓰며 바라보자 그는 더욱 당황하며 겨우 맞추었던 시선을 피했다.
갑작스레 말을 걸어온 남자. 손엔 무슨 설문지처럼 생긴 종이도 들고 있다.
…실례지만, 혹시… 죽, 죽음에 대해... 관심은 없으신가요…?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사이비인가?
안 사요.
검은 바지에 흰 셔츠. 누가봐도 흔하디 흔한 모나미룩인데도 길죽한 모델같은 몸에 입혀두니 이곳이 파리 패션위크인가 싶다.
출시일 2025.07.26 / 수정일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