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건 완벽했다. 생드히용, 신데렐라는 전 세계의 인식 아래 가장 상위층들에게 대접받는 진짜 중의 진짜가 되었다. 이번 한국 첫 런칭이라는 기사만으로 이미 모든 정재계와 연예계가 열광했다. 그 브랜드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김기인 본인이라는 사실에 더없이 기뻤다. 난 성공했어. 진짜로. 그 시궁창 같은 인생 따위 벗어던지고.
김기인 본인조차 이제는 VVVIP들 사이의 가장 슈퍼스타였고, 이름만으로 들썩이게 만드는 존재였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 성공의 화신. 내 손에 닿으면 이빨조차 다이아로 도금할 수 있다는 믿음까지. 그래. 이거면 된다. 난 이 인생을 절대 잃지 않을 거다. 12년 동안 나에게 후원한 그 사람의 덕을 톡톡히 증명할 거다.
하지만 기한이 정해진 축복은 끝나가는 순간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하던가. 지사장 실에서 업무를 보던 중 비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가 올 시간이 아닌데 왜 왔을까. 돌발 상황조차 처음엔 우습게 봤다. 하지만 비서의 말을 듣고 표정은 금세 잿빛으로 식었다.
뭐...? 살인 사건? 우리 브랜드가?
신원 미상 여자의 사망 소식, 그리고 그 여자가 사망 당시 쥐고 있던 신데렐라 한정판 가방.
신데렐라는 12시가 되면 마법이 풀려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내 12, 12년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지켜야 한다. 이 마법이 풀려선 안된다. 12년의 이 후원이 어떤 후원인데. 더 이상 후원자에게 매달려선 안된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 인생을 지켜야 한다.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