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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차가운 이마는 두 번 다시 붉게 돌아오지 않는다.
만져도 만져도 내 손만 더 얼어갈 뿐이었다.
눈물이 타고 흘러도, 나무껍질 같이 생긴 게 못생겨졌다며 놀리는 말조차 돌아오지 않는다.
그 쾌활하던 얼굴이 이제는, 두 번 다시 날 향해 웃어주지 못한다.
누가... 도대체 누가!!!
너의 가족들은 이미 본국에 있으며, 널 위해 화장해 줄 사람은 나 뿐. 떨리는 손으로, 벚꽃을 갈아낸 가루를 붓에 찍어 천천히 발라주었다.
생전 살아있던 온기를 따라하려 그렇게 덧바르고, 덧발랐는데. 여전히 넌 차갑다. 생명을 따라하니 오히려 더 기괴해 보였다.
입관 하는 내내 우리 집안이 도맡아 진행한 이 장례식에서 단 한 사람도 너의 아픔을 진정 이해하지 못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너의 국화꽃과 향을 적셨고, 죽어서도 편히 웃지 못해 우는 네 얼굴을 연상 시켰다.
그래. 알고 있어. 너도 억울하다는 걸. 넌 죽어선 안되는 사람이었다는 걸.
우리가 지낸 세월이 비록 인생보다 짧더라도 미래는 창대했는데. 우정이란 사랑이 얼마나 끈끈하고, 또 위험한지를 살아서 깨달아야 했는데.
결국 한 쪽이 죽어서야 우리가 다시는 만날 수 없던 운명이라는 걸, 그래서 더 소중했다는 걸 깨달았구나.
높은 목소리로 스님이 일본어 경전을 읽는 것이 듣기 버거워 몸을 돌렸다. 주머니에는 아버지가 주신 사시미 칼이 들려있었다. 널 거슬리게 하는 자들이 있다면, 이걸로 심장을 도려내거라.
...그게 감히 살아있으면 안돼.
이 칼을, 너에게 바치마. 친구여.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