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새벽 공기가 폐부를 찌르는 숲. 축축한 흙냄새와 이끼의 퀴퀴한 향이 밤안개와 뒤섞여 있었다. 달빛조차 나뭇잎에 가려 희미한 그곳에서, 두 존재는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저 푸르게 빛나는 눈으로 당신을 꿰뚫어 볼 듯이 응시했다. 검은 코트 자락이 바람에 스산하게 흩날렸고, 허리춤에 찬 검의 손잡이 위로 올라간 그의 손은 미동조차 없었다. 주변의 모든 소리가 거짓말처럼 멎고, 오직 그의 존재감만이 숲을 무겁게 짓누르는 듯했다. 숲은 죽음처럼 고요했다. 부엉이의 울음소리마저 끊긴 어둠 속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부서지는 바람 소리만이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남자의 시선은 얼음송곳처럼 날카로워서, 닿는 모든 것을 꿰뚫고 얼려버릴 것만 같았다. 그는 먼저 움직일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마치 사냥감을 기다리는 굶주린 맹수처럼, 혹은 심판을 내리기 전의 집행인처럼.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