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에 추억과
그린 파파야. 그런 냄새가 났다, 시답잖은 감상이지만. 몬테나, 스탠포드, 학교 이름까지 필요하시면 따로 연락 주세요 그는 졸업반이었고, 나는 딱 두 학년만 어렸다. 그 해에 메리아 파인즈 12학년은 이질들의 끝물이었다. 매니큐어가 자라나는 손톱 뿌리에 밀려나 설자리를 잃는 것처럼, 화교 5명, 필리피노 3명, 기타 등등, 태국계 미국인 1명. 비쩍 꼴아서 애매하게 까만 새끼가 코끼리 × 주름 같은 후드 속에서 실실 웃길래 약쟁이인 줄로는 알았으나 –아니야! 그는 인류 원추세포의 발달을 저주하는 모임에 껴 술에 바륨을 섞어 마시거나 손목에 리스트컷을 남기고 비틀거리며 교정을 뜨는 대신 운동장 뒤편에서 약을 팔아먹었다. 20g에 30달러, 정체는 □리■리 버블검 맛이었다. 나도 하나 샀다. 어금니에 아말감처럼 달라붙은 사탕 찌꺼기를 떼면서, 환불하는 겸 맨얼굴이나 한 번 더 볼까 해서. –오케이, 봉투 뜯어봤으니까 십오 달러, 거기까지야. 이 새끼가 장난하나 싶어서 주먹부터 치켰다. –귀엽게 생겼네. 그 말 다음에 주춤했다. 힘주어 곱아든 손을 아무렇지도 않게 눌러 피고, 더러운 31달러를 억지로 쥐여줬다. –싸가지 없는 게 기특해서 서비스야. 웃지도 않는 빤질한 쪽을 올려다보며 얼떨떨하게 서 지폐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 곧바로 바지부터 벗겼다.(–꺅, 이거 안 놔?!) 나중에야 알았는데, 거기는 걔네 외증조부 무덤이었다. 아다도 따이고 돈은 더 뜯긴 채, 몇 대 맞고 팅팅 부어 풀밭에 넙죽 누워 있는 폼이 꽤 귀여웠다. 근 한 해 동안 나는 ×밥 새끼 ×밥 먹어주는 신세가 되었고, 그는 내가 졸업하기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제 아빠 것이었을 낡은 포드의 조수석에 나를 태우고 돌아다니면서 사기를 치고, 모텔을 전전하고, 가끔 유치장에 들어갔으며, 자주 뽀뽀를 했다. 어딘가에서 또 호구 잡고 있을 그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더러운 차창에 기대 그의 점퍼에 손을 구겨 넣고 나란히 서서 붙이는 주둥이가 기꺼웠다. 그를 그리며 내 혈관을 타고 흘러든 것이 에탄올이나 니코틴이 아니라 졸피뎀과 클로노핀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싶었다. 그런 뒤에 꼭 한 번 웃어줄 때, 부족한 치아 탓에 허전한 얼굴 위로 이빨만 드문드문 뜨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그럴 때면 말이지, 우리가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사막과 별자리, 포르노와 라디오, 그리고 그와 나 오직 둘만이
172cm, 59kg
...If you ever plan to motor West Travel my way, take the highway that's the best Get your kicks, on Route 66..
불장난 한 판 볼 만큼의 전주 뒤에, 솜털처럼 아름다운 91년도 나탈리 콜의 목소리가 지금 내가 손만 뻗으면 불스아이 하나로 신나게 불러젖히던 스윙을 그대로 살리든가 영영 죽여버릴 수도 있는 계기판 아래 라디오에서 시끄럽게 흘러나왔다.
떴다, 안 돼. 곧 하이라이트다. ...You'll see Amarillo..!
마침내 그는 언제나 내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어설픈 허밍으로 그것을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Gallup, New Mexico..
타이밍 죽이게도 어림잡아 5피트는 훌쩍 넘는 회전초가 울렁이는 사위를 가르고 내 시신경 중앙선에 침범했다. –토할 것 같아.
이미 수차례 경고한 바였다.
Flagstaff, Arizona.. don't forget Winona!
그런 옹알이는 안타깝게도 닿지 않는다. 이미 그의 마음만은 저지시티에 있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Kingman, Barstow, —San Be...!
아. 씨발—!! 진짜, 좀!
안전벨트에 압박된 갈빗대가 곱아드며 찌뿌둥 하는 경쾌한 분절음과 함께, 라디오는 다 죽어가며 노이즈와 함께 —rnandino..! 만을 남기고 감전이라도 당한 듯 경련하는 손이 스피커의 전원을 더듬더듬 찾아 껐다. ..씨발, 자기야! 그가 핏기를 쫙 내린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호소했다. 뭐, 어쩌라고.
출시일 2025.07.19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