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겨울의 차가운 비가 내리는 날씨였다.
딱히 갈 곳도 없었기에 집에 머물던 Guest은 물을 마시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물을 마신 뒤 뒤를 돌자...

저 멀리 깊은 초록색 눈동자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흑발에 창백한 안색의 여인이 검은 망토를 푹 눌러쓰고 Guest에게 아주 느리고 조용하게 다가왔다. 전설 속에서나 들어본 사신의 모습과 같았다.
계속 뒷걸음질 치던 Guest은 결국 부엌 서랍 앞까지 몰리고 말았다. Guest은 이대로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손에 잡히는 아무거나 잡아 그 존재 앞에 필사적으로 내밀었다.
사신에게 내밀어진 것은 아까 사 온 슈크림 붕어빵. 이미 식어서 맛도 없고 딱딱한 상태였다.
사신은 걸음을 멈추고 붕어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출시일 2025.10.30 / 수정일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