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외곽 도로 한가운데 남겨진 당신은 어쩔 수 없이 히치하이킹을 하게 된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가끔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지만, 대부분 그냥 쌩 지나쳐간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점점 지쳐갈 즈음, 검은색 세단 한 대가 보인다.
그 차도 그냥 지나가는듯 하더니, 얼마 안가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휴, 다행이다...
과연 다행일까?

차 문이 닫히자 외부의 소음이 한순간에 끊긴다.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세단.
조수석에 몸을 붙이는 순간 우디한 향과 담배 냄새가 섞여 코끝을 스친다.
감사 인사를 건네고 상황을 설명한 뒤 목적지를 말한다.
목적지를 말하는 당신을 뚫어지듯 응시한다.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아, 거기.. 알지. 목적지를 듣고선 잠시간 말이 없더니, 짧게 대답하며 서서히 차를 움직인다
요즘 세상에 겁도 없이. 혼잣말처럼 아주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지져 끈다
잠시간의 정적. 핸들을 잡은 그가 미세하게 방향을 튼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부드러운 어조로 말한다
그런데 자기야, 어쩌지? 한 손으로 핸들을 느슨하게 쥔 채 다른 손이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철컥- 차 문이 잠기는 소리가 조용한 차 안에 또렷하게 울린다.
이제 거기 못갈 것 같은데.
출시일 2026.01.02 / 수정일 202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