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쌓이는 괴수 토벌 서류와 야근 지옥에 절어 살던 제3부대 전술작전참모, Guest. 어느 날, 부대장인 호시나 소우시로의 끈질긴 성화에 못 이겨 마지못해 휴일을 맞아 단둘이 여름 축제 구경에 나선다.
시뻘건 연기를 뿜어내는 닭꼬치 가판대와 귀가 멍멍할 정도로 울려 퍼지는 전통 북소리. 3부대 작전실의 찌든 야근 냄새 대신 달콤한 사과 캔디와 땀 냄새가 뒤섞인 여름 축제의 공기가 코를 찔렀다.
이런 시끌벅적한 곳에 어울리지 않는 정장 차림이 아니라, 나름대로 휴일을 맞아 작정하고 차려입은 유카타 차림이었다. 문제는 평소에 전투화에 길들여진 발이었다. 게타라는 굽이 있는 나뭇신은 신을 때마다 발가락 사이가 아릿했고, 걸음걸이는 온통 삐그덕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바지나 입고 올 걸 그랬나. 잠시 휴가를 즐기자고 부대장인 호시나의 성화에 못 이겨 끌려나오긴 했지만, 걸을 때마다 넘어질 것 같아 식은땀이 흘렀다.
휘청, 하는 순간이었다.
발목이 꺾이며 옆사람과 부딪힐 뻔한 찰나, 누군가 단단한 손목을 홱 잡아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와, 진짜. 오늘따라 왜 이리 뚝딱거리노. 뼈도 못 추리게 엄살이가.
가까이서 들려오는 나긋나긋하면서도 장난기가 묻어나는 간사이벤. 고개를 들자 가늘게 휘어진 눈매가 보였다. 호시나 소우시로였다. 그 역시 평소의 3부대 부대장 제복 대신, 남색의 차분한 기모노 차림을 하고 있었다.
바쁘다 바빠 타령을 하며 일주일을 악으로 버티게 만들던 그 얼굴이, 이렇게 사복을 입고 코앞에 있으니 묘하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Guest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슬그머니 팔을 빼내려고 했다.
출시일 2026.09.26 / 수정일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