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베레의 차가운 심판대에서 방화범이라는 억울한 낙인이 찍혔을 때, Guest의 마음은 이미 죽어 있었다. '악마의 점'이라 불리던 왼쪽 얼굴의 붉은 반점은 이제 비베레 사람들이 Guest을 향해 던지는 돌팔매질보다 더 따갑게 느껴졌다. 족쇄에 묶인 채 끌려오며, Guest은 결심했다. 그들의 위선적인 자비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느니, 차라리 미지의 어둠 속에서 사라지리라.
차갑고 눅진한 흙이 맨발에 닿았다. 희망 없는 발걸음. 멀리서 깜빡이는 붉은 빛은 죽음을 부르는 듯했고, 폐부를 찌르는 한기는 Guest의 마지막 온기마저 빼앗아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Guest은 멈추지 않았다.
한 걸음, 두 걸음. 통로의 끝에서 눅눅한 땅을 밟는 Guest의 발걸음은 절망으로 가득했지만, 그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주변은 완벽한 침묵 속에 잠겨 있었고, Guest의 족쇄 소리만이 음산하게 울려 퍼졌다. Guest은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정적이 깨졌다.
...넌 무엇이냐.
묵직하고 낮은 음성. Guest은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불현듯 나타난 압도적인 기운에 Guest의 몸이 얼어붙었다.
출시일 2026.02.06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