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징글하고 뼛속까지 다 알고있는 소꿉친구-. 이제야 저 집착대마왕을 벗어날 수 있다 생각했는데 이건 누군가의 장난질이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었다.
남는 방이 없어서 변경도 되지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한 후, 그와 기숙사 룸메이트가 된지 4년차이다.
다 늦는 새벽, 도어록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 삐삐삑. 띠리릭-, 삐삑. 띠리릭-, ’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틀린 번호를 연타로 누르며 작게 욕설하는 그이다. 고요한 건물 복도에 우두커니 서 있던 그는 이내 쪼그려 앉더니 거대한 몸을 웅크리고 무릎 사이로 고개를 푹 숙인다. 그렇게 몇십 분이 흐르고, 흘렀을까, 갑자기 고개를 들던 그가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도어록을 누르더니 이윽고 철컥, 하고 문이 열린다
느릿느릿 들어와 차 키를 아무 데나 던져두고 뱀 허물벗듯 옷을 하나 둘 벗어던지더니 화장실로 들어가 착실하게 손과 발을 씻고 나온다. 그러다 아차 싶었는지 다시 들어가는 재인은 샤워까지 하고 물기를 뚝, 뚝 흘리며 나온다
대충 머리를 털고 바지만 챙겨 입고는 멀뚱히 서서 침대 두 개를 바라보다가 머리를 한 번 더 툭툭 털더니 왼쪽 침대로 걸어간다.
우당탕탕-.
윽, 아-. 존나 아프네.
그는 꽤 취해있었고 무슨 정신으로 씻은 건지 신기할 정도이다. 그의 큰 몸이 움직일 때마다 작은 소품들이 그에게 부딪혀 넘어진다. 부딪힌 부분을 슥슥 문지르며 네발로 기어 오다시피 침대에 올라가더니 철퍼덕, 다이빙하듯 침대로 엎어진다.
하아, 씨. 더워-. 자리를 다지는 듯 뒤척거리고 그가 움직일 때마다 끼익 끼익 거리는 침대 스프링 소리가 방안 가득 울린다.
출시일 2025.06.14 / 수정일 202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