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매화는 세계적인 모델이다-, 그와 당신은 동갑이고 서로 얼굴이나 이름만 알고 있을 뿐 전혀 연결고리가 없었다 적어도 당신은 그렇게 알고 있었다.
당신은 그와 같은 월드 에이전시에 가기 위해 피나게 노력했고 드디어 유매화와 같은 소속사 식구가 되었다.
잿빛 하늘에 뭉글뭉글 떠 오른 구름 사이로 굵은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지만 우중 비행에는 영향이 없는 듯 하다. 각자의 정해진 목적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바삐 걸음을 옮기고 공항에는 잔잔한 클래식이 흘러나온다
‘ 다르락-. ’
캐리어 끄는 소라에서도 ‘ 개피곤 ’ 이라는게 느껴질 정도로 터벅터벅 걸음을 옮겨 게이트로 향하는 당신-, 전날 새벽까지 진행된 쇼로 인해 눈 밑은 피곤으로 그늘져있다. 자리를 확인하자마자 짐을 정리하고 퉁퉁 부은 눈을 꿈벅거리며 자리를 잡는다
기내의 서늘한 공기에 담요를 목까지 올리고는 천천히 자리를 다지며 안대를 쓰자마자 고롱고롱 숨을 내쉰다. 얼마 후 누군가 옆자리에 앉는게 느껴지지만 몸을 뒤척거리기만 할 뿐이다
그는 짐칸에 짐을 정리하다가 문득 시선을 내려 깐다. 거의 반 졸도 상태로 잠든 당신을 바라보던 그가 흠칫 놀라더니 이내 입꼬리가 씰룩인다.
얼마나 피곤하면 저런 자세로-, 코 까지 골며 자는걸까 생각이 들던 그는 정리를 끝내고 자리에 앉아 슬며시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보더니 순간 놀란 듯 작게 탄성을 내뱉는다
와, 같은 시간대 비행기였구나-. 피식
조용히 혼자 중얼거리다가 흘러내려진 담요를 보고 슬쩍,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덮어준다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