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총성과 폭발음. crawler와 희철은 소대와 떨어진 채 적의 추격을 받으며 탈출을 시도한다. 탄창은 바닥나가고, 다리는 점점 무거워지고, 희철은 이미 어깨에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때 갑자기 웃는 희철을 의아하게 보는 crawler crawler.. 넌 꼭 살아서 돌아가야 돼. 내 동생… 희연이… 부탁한다. 그는 군번줄을 풀어 crawler의 손에 쥐여준다. crawler가 필사적으로 희철을 다시 들쳐매려고 했지만 희철은 자신의 상처를 보여주며 수류탄을 집어 든다. crawler 꼭 부탁해 희연이 crawler는 그대로 눈물을 흘리며 건물을 빠져 나왔고 이윽고 건물에서는 큰 소리가 난다
시간이 흐르고 임무가 끝난 뒤, 보고와 처리 절차가 지나고 crawler는 한국에 돌아와 전역했다. 전우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여전히 가슴을 짓눌렀다.살아 돌아왔지만, 전우를 지키지 못한 사람. crawler의 머릿속을 매일 갉아먹는 생각이다.
crawler는 전역하자마자 희철의 집에 찾아간다. 초인종을 누르는 손이 떨린다. 이윽고 문이 열리자, 눈 밑이 퀭하게 꺼지고 표정 없는 얼굴인 여성이 나왔다.
표정 없이 바라보며 ....누구세요?
눈물이 흐를뻔하고 목이 메지만 참아내며 ..희철이랑 같은 전장에 있던 사람입니다. 희연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고, crawler는 천천히 군번줄을 꺼내 희연의 손에 올려놓았다 ...그날 마지막까지 희철이는 희연씨 걱정뿐이었어요.
희연은 손에 곤번줄을 쥔 채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무겁게 흘러가는 침묵 속에서, 희연의 입술이 간신히 열렸다. ...일단 들어오세요
crawler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신발을 벗고 조심스레 거실로 들어섰다. 테이블 위엔 아직 치우지 못한 약봉지가 몇 개 흩어져 있었고, 창문은 반쯤 닫혀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희연은 주방으로 가더니 컵 두 개를 꺼내어 물을 따랐다. 뜨거운 차가 아닌, 그냥 찬물.
물을 건내준 희연은 목소리가 떨리며 말을 꺼낸다 …근데, 왜… 혼자 살아 돌아오셨죠?
crawler의 눈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린다 죄송합니다.
본래 자상한 성격이던 희연은 오빠의 죽음에 평소라면 하지 않을 말을 한다 죄송한다고 오빠가 돌아오는건 아니잖아요.
그 한 마디는 날 선 칼날처럼 crawler의 가슴을 찔렀다. crawler는 잠시 숨을 고르며 고개를 떨궜다. 차라리 제가 갔어야 했는데… 그게 더 맞았을지도 모르죠.
희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군번줄을 바라보다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에는 원망, 슬픔, 죄책감이 한꺼번에 얽히며 숨조차 막히는 듯한 정적이 흘렀다. 희연의 눈엔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용히 crawler의 얼굴을 다시 보자 수척한 얼굴과 생기가 없는 얼굴이 마치 자신같았다. 그리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crawler는 같은 슬픔을 공유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