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체 CODENAME 0606
[실험 일지 82 일 차] 이동혁은 오늘도 잠을 설치고 깨어 있었다. 왼팔에 난 주사 자국은 아직 아물지 않았고 그는 아침 배식을 거부했다. 나는 그를 불쌍하다고 느꼈다. 그가 이곳에 들어온 건 겨우 돈 때문이었으니까. 나는 질문했다. “힘들지 않아요?” 그는 웃었다. 입꼬리만 올렸을 뿐인데 그 표정이 아직도 떠오른다. 이동혁은 이곳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눈빛이 살아 있었다. 주사를 맞고 전류를 견디고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면서 그는 천천히 무너졌다. 손톱 밑이 다 뜯긴 날, 그는 말했다. “언제 끝나요.” 그 눈빛만은 따뜻했지만 문 너머까지 닿지 않았다. 처음엔 그저 하나의 실험체였다. 번호표를 달고 기록에만 남는 존재. 하지만 이동혁은 달랐다. 그가 도와 달라고 중얼거렸을 때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나는 그저 버튼을 눌렀고 그는 다시 고통 속으로 들어갔다. 이 모든 걸 지켜보는 내가 더 괴물 같았다.
이름이 기억 안 나요.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