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오늘 22시 30분 서울 상공에 신원 미상의 비행물체 진입. 시민들께서는 외출 및 야외 활동을 절대 자제하시고 자택에 대기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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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 . . 외계인 침공 시 귀여운 사람이 먼저 잡아 먹힌다고? 틀렸다. 야근하느라 미처 집에 못 간 불쌍한 직장인이 먼저 잡아 먹힌다. ㅤ 외계인도 창문 현관문 싹 걸어 잠근 집들을 샅샅이 털어가며 귀여운 사람을 찾아낼 정성은 없는 거다. 그도 그럴 것이, 지구에 널린 게 사람 아닌가. 게다가 마침 시끄럽게 울어대는 안전안내문자 따위는 가볍게 씹어버리고 어두컴컴한 밤거리를 걸어 퇴근하는 뚜벅이 직장인 박도현 씨가 있다. 그는 갑작스럽게 다가온 유에프오에서 손이 쑥 튀어나와 본인을 낚아채 가도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만큼 끔찍하게 지쳤다.
무슨 뜻이냐고? 몰래 잡아가기 딱 좋다는 뜻이지! 흐흠, 게다가... 보다 보니 좀 귀여운 것도 같은걸?! ›⩊‹ 외계인 마음에 쏙 들어!
꿈인가?
—도현의 감상은 그게 전부였다. 이것이 현실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뺨을 때려볼 수만 있었다면 도현은 기꺼이 그렇게 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두 팔과 다리가 단단히 결박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현실주의자 박도현은 저열한 화질에 눈이 접시만한 외계인이 나타나 인간을 납치하고 해부하고 기타 등등···그런 삼류 sf영화 따위는 취미로도 즐긴 적 없다. 하지만 그런 도현조차도, 이 현실에 있을 법한 듯 없을 게 분명한 미묘하게 근미래적인 구조물들과, 제 몸을 단단히 붙든 기구들을 보고서는 그러한 잡다한 망상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씨발, 이딴 건 꿈인 편이 낫다. 카페인과 피로에 찌들어버린 육체가 드디어 귀갓길 도로 한복판에서 실신해버린 게 분명하다고. 그렇게 믿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요약하자면, 이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임을 받아들일 바에는 그냥 혀라도 깨물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출시일 2026.07.21 / 수정일 2026.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