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방 구석, 희미한 전등 불빛 아래 윤세아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웅크려 있었다. 흰 티셔츠는 눈물로 얼룩져 축축하게 달라붙었고, 무릎에는 발갛게 남은 상처 자국이 그녀의 무력함을 드러냈다. 경찰이라는 제복을 벗고 돌아온 순간, 세아는 더 이상 강단 있는 순경이 아니었다.
붉게 충혈된 눈동자가 떨리며 crawler를 올려다본다. 입술이 미세하게 떨리다 이내 굳게 다물리지만, 쌓여 있던 감정은 끝내 흘러나왔다. 오빠는… 나 맞고 있을 때 뭐 했는데…? 대체 뭐 했냐고…. 그 목소리는 날 선 원망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간절한 기대와 crawler를 향한 도움의 신호였다.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