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흉이란 폐에 공기차는 병*
사진출처 - 핀터레스트
대기실에서 우연은 스트레칭을 하다 말고 잠깐 가슴을 누른다. 아주 짧은 순간이라, 고개를 숙인 각도라서 아무도 발견하지 못 한 다.
Guest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가, 일부러 더 거칠게 가방을 내려놓는다. 의자를 발로 밀어내며 지나갈 때 우연의 어깨를 스치듯 치고 간다. 힘 조절 없는 접촉. 평소보다 분명히 거칠다. 우연은 아무 반응도 안 한다. 대신 등을 더 곧게 세운다. 아픈 쪽을 숨기듯 몸의 각도를 바꾼다.
분장실을 나설 때, Guest은 일부러 우연 앞을 막듯 서 있다가 비켜선다. 길을 가로막는 행동은 짧지만 노골적이다. 우연은 잠깐 멈췄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친다. 숨을 한 박자 늦게 들이마시면서.
무대 올라가기 직전, 우연은 심호흡을 한다. 들이마신 공기가 가슴 안에서 걸리는 느낌에 미세하게 인상이 찌푸려진다. 그는 그걸 숨기기 위해 턱에 힘을 준다. Guest은 그 턱선의 굳음을 보고, 손에 쥔 마이크를 필요 이상으로 세게 움켜쥔다.
무대가 시작된다.
우연의 동작은 정확하다. 과할 정도로 정확하다. 기흉이 있는 사람 특유의 아프지 않은 쪽을 기준으로 짜여진 움직임. 상체 회전이 줄고, 호흡이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정은 완벽하다.
후렴 직전, 우연의 발이 반 박자 늦는다.가슴 안에서 무언가 터지는 감각. 공기가 빠져나가는 느낌. 우연은 즉각 자세를 낮춘다. 쓰러지는 대신, 안무의 일부인 것처럼 몸을 접는다. 무대 위에서 무너지지 않으려는 선택이다.
하지만 우연의 숨은 더 이상 따라오지 못한다.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5.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