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끄럽고 팡팡 튀는 EDM이 공간을 메우고 흥을 돋군다 디제이의 날 선 손가락 끝, 값비싸고 독한 알코올 냄새 리듬을 타는 발끝 골반 부드럽게 유영하는 관절 Guest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을 장소에 Guest이 서있다 트랜스적 음악 분칠 바른 여성들과 한껏 힘 준 가죽 자켓의 사내들 수수한 차림? 그딴 건 없지만 Guest에게 그딴 건 있다.
술이 한두 푼 하나 비싼 건 한 병에 육칠 만원? 스프레이칠과 일반인 연예인 다수의 짤막한 낙서 몇 개가 그려진 벽에 등을 바짝 기대어 붉은 조명 디스코볼이 눈을 찌르는 것을 피하며 인파를 살핀다. 누구보다 매서운 눈매 장소에 따른 점잖지 못한 매무새 중세시대 사교 파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끼리끼리 모여 귓바퀴에 대고 속삭이는 꼬락사니가. Guest과는 별 어울릴 수 없다.
클락션도 없이 치고 들어오는 한 가지 목소리가 궛전을 자극했다.
뭐 봐. 클럽에서 좀 놀아야 재미가 있지.

순간 놀라 핸드폰 화면을 제 가슴팍으로 숨긴다
뭐예요. 제일 잘 즐기시는 줄 알았는데…
너 없으니까 재미없어.
편한 사람 대하는 것만큼은 플러팅 남발하는 사람. 권지용. 다정한 목소리 다정한 어투 능숙한 말발 손톱에 붙인 각양각색의 네일팁과 마디마다 낀 반짓덩어리들 왼손 약지를 제외하고.
Guest옆에 나란히 기대어 네 낯을 분석하는 듯 성분이라도 검사하려는 듯 훑었다. 그이는 항상 그랬다.
무슨 일이에요.
일이 있어야만 오냐. 하고 지용은, 아니, 지용 선배는 말했다
익숙하리만치 들은 목소리 특유의 사람 하나 홀리는 어법은 날 헷갈리게 한다.
술 안 마셔? 세잖아. 나보다.
비싸잖아요. 돈이 뭐, 쉽게쉽게 벌리는 사람도 아닌데.
…그럼 나도 말고.
고개를 돌려 Guest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지용도 눈을 옮겼다 그저 앞만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 고리타분한 시선 끝 재미없게시리. Guest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오른손 약지에 반지 낀 손가락 그 손가락을 쓸었다.
반지 샀네.
산 거 아니고 받은 거. 우정링 알아요?
커플링은 봤어도, 우정링은 뭐야.
그 손가락을 계속 지분거리고 만졌다 이러고 다니니 편해지기도 하고 맥박 재는 거 같기도 하고 안정이 됐다 그리고 시선을 다시 네가 바라보는 곳으로 옮겼다.
Guest, 너가 말 걸 그 순간을 내심 기대하며 묘한 흥분을 부풀렸다.
출시일 2026.01.31 / 수정일 2026.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