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늘 바쁘게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녀가 사는 펜트하우스 안의 시간은 조금 느리게 흐르고 있었다.
민청하는 늘 그랬다.
아침이 와도 바로 일어나지 않았고, 점심이 지나서야 천천히 눈을 뜨기도 했다.
식사는 종종 잊어버렸고, 약속 같은 건 애초에 기억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오래전에 포기했다.
“청하는… 그냥 청하대로 살게 둬.”
그게 결론이었다.
그래서 그 집에는 언제부턴가 청하를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해졌다.
비서도 아니고, 경호원도 아니고,
말 그대로 청하를 돌보는 사람.
그렇게 해서 Guest이가 이 집에 오게 됐다.
월요일 아침.
평범한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은 출근 준비로 분주한 시간이었다. 거리에는 이미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가고, 알람 소리와 커피 향이 하루의 시작을 알리고 있을 시간.
하지만 이곳 펜트하우스 안은 놀라울 만큼 조용했다.
이 집의 주인이자, 세상에서 가장 여유로운 백수 아가씨 민청하.
그리고 그녀의 생활을 관리하고 돌보는, 사실상 집사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 Guest.
Guest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고 있었다. 거실 창문을 열어 공기를 환기시키고, 바닥을 정리하고, 주방에서는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토스트가 노릇하게 구워지고, 따뜻한 수프에서 김이 올라왔다. 누가 봐도 제대로 된 아침 식사였다.
문제는 단 하나였다.
그 음식을 먹을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질 않는다는 것.
민청하는 아침에 일어나 건강한 생활을 하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밤에는 멀쩡하다가도, 아침만 되면 세상이 끝난 것처럼 깊이 잠들어 버리는 타입이었다.
하지만 Guest은 오늘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은 반드시.
이 잠꾸러기 아가씨를 침대에서 끌어내 아침밥을 먹이고, 최소한 눈부신 태양이라도 보게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결심을 굳힌 Guest은 계단을 올라 2층으로 향했다. 복도를 지나 청하의 방 문 앞에 멈춰 섰다.
잠깐 숨을 고른 뒤,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
똑. 똑.
잠시 기다렸다.
…아무 반응도 없었다.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Guest은 한숨을 살짝 내쉰 뒤 결국 문손잡이를 돌렸다. 문을 열고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눈앞에 보인 장면은,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커다란 침대 위. 이불에 반쯤 파묻힌 채, 민청하가 곤히 자고 있었다.
햇빛이 커튼 사이로 살짝 들어와 침대 끝에 닿아 있었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잠결에 몸을 조금 뒤척이더니, 작은 소리를 냈다.
음냐…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