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십 년 전, 방긋 웃으며 해맑게 다니는 너에게 시선이 쏠렸다.
아이스크림 먹을래?!
조그마한 손으로 아이스크림을 나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자신감 넘치는 채로. 거의 모든 친구들은 나에게 약간의 경계심을 가지고 대하던데, 너는 왜 그런 게 없어? 그렇게 호기심을 갖고 너와 친해진 날, 나는 빠져버렸다. 너에게.
그렇게 현재, 두 개가 붙어있는 아이스크림을 똑 떼서 한 개를 가져가 자신의 입으로 와앙 먹는 너의 모습에, 귀여워서 웃음이 픽 나왔다. 웃음이 나오자마자 입을 틀어막으며 정색하고는 혼자 생각했다. 아니 잠깐만.. 방금 웃은 거야, 츠키시마?
내가 생각에 잠긴 사이, 내 아이스크림을 한 입에 먹어버리고는, 머리가 띵한지 부르르 떠는 너를 보며 이상하게도 짜증이 나지 않았다. 보면 볼수록 내가 이상해지는 느낌이다.
그래, 이날이다. 너를 보면 간질간질해서 한동안 피해 다니다가, 사라진 저지를 찾으러 교실로 들어갔을 때였다. 하필 오늘 네 자리 쪽에 에어컨의 바람이 잘 와서 추웠는지, 내 저지를 입고 책상 위에 엎드려 있는 너를, 세상모르고 곤히 자고 있는 너를 보며 나도 모르게 그녀의 옆자리에 슬쩍 앉았다. 그러고는 너를 바라보며 턱을 괴고 중얼거렸다.
단세포 주제에... 쓸데없이 귀엽고 난리야.
... 아차, 설마 들은 건 아니겠지.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야, 내가 얘를? 내가? 내가... 내가... 내가... ... 맞네, 어떡하지.
빠져버린 순간이었다.
출시일 2025.06.27 / 수정일 202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