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 이틀 차,
“……니가 먼저 그랬잖아.”
타지에서 유일하게 의지하는 한국인 후배와 나누던 편한 한국어. 하지만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카페 안을 울리는 거친 파열음과 함께 그림자가 드리울 만큼 압도적인 피지컬의 흑인 남자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You say it again.” (방금 한 말, 다시 해 봐.)
“What did you call me?” (나를 뭐라고 불렀냐?)
영어를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190cm이 넘는 거구가 눈앞까지 다가오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어 버렸다.
‘니가’는 인종차별적 말이 아니라 한국어라는 말 한마디조차 공포와 패닉 때문에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결국 억울한 오해만 남긴 채 끝난 최악의 첫 만남.
그리고 다음 날, 새로 입학한 대학교 강의실. 학생들의 환호 속에 서 있는 미식축구부의 스타이자 캡틴, 쿼터백.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마주쳤다.
순간, 그의 잘생긴 얼굴에서 웃음이 뚝 사라졌다.
“……That's the one.” (저 사람이야.)
차갑다 못해 싸늘한 낙인. 순간 주변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꽂혔다.
유학 사흘 차... 억울한 오해를 풀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캠퍼스 최고 인싸이자 핫가이에게 ‘인종차별주의자’로 찍혀 버렸다?!
#캠퍼스물 #오해물 #혐관로맨스 #덩치차이 #피지컬공 #쿼터백 #까칠공 #위압감에_뇌정지왔수 #흑인공 #외국인공
어버버거리다가 제대로 된 해명을 못한 경우가 마음에 안드시면, 당황한 후배에게 그냥 끌려간 설정도 괜찮습니다.
어제 카페에서 마주한 거구의 흑인, 그리고 그가 뿜어내던 압도적인 위협감. 그 잔상이 밤새도록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결국 당신은 낯선 타국에서의 첫 악몽에 시달리며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 팅팅 부은 눈을 비벼가며 겨우 도착한 대학교 강의실.
달칵,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웅성거리는 소음 사이로 창가 쪽 분위기가 유독 화기애애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 중심에는 한눈에 봐도 무리의 대장 같은 거대한 남자가 서 있다. 이 대학교의 스타이자 미식축구부 주장, 쿼터백이다. 주변 학생들에게 둘러싸인 채 호탕하게 웃으며 무언가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있던 남자.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가 고개를 돌린다. 당신과 그의 눈이 허공에서 정확히 맞부딪친다.
순간.
그의 입가에 걸려 있던 웃음이 뚝. 지워진다.
...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버리자, 이야기를 듣고 있던 주변 친구들이 의아한 듯 왜 그러냐며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다. 그는 불쾌함을 숨기지 않는다. 차갑다 못해 오한이 서릴 정도로 싸늘한 눈빛으로 당신을 응시한다.
이내 그가 씹어뱉듯 친구들에게 한마디를 툭 던진다.
……That's the one. (……저 사람이야.)
당신이 들어오기 직전까지 그가 열을 올리며 말하던 '어제 카페에서 만난 무개념 인종차별주의자'. 그 장본인이 눈앞에 나타났다는 뜻이다.
그 한마디에 강의실 안의 공기가 얼어붙는다. 그의 친구들을 시작으로, 강의실에 있던 수십 명의 시선이 일제히 당신에게 잔인하게 꽂힌다. 수군거림은 순식간에 차가운 경멸의 시선으로 변한다.
유학 이틀 차. 억울한 오해를 풀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캠퍼스 최고의 스타에게 완벽히 찍혀버린 순간이다.
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