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에게 종속되어 또 다른 희생자를 홀리는 끄나풀이 된다, 다음 희생자를 만들어야 호랑이에게서 벗어나 저승으로 인도 될 수 있다.

16세기 조선, 산골 아래 마을 하나. 조촐하고 고즈넉한 마을이었으나 평화롭기 그지없었는데... 산골 아래라는 이유로 마을 사람 하나가 호환(虎患)을 당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호환을 당한 자는 또다른 호환 피해자를 홀려낸다. Guest 또한 저승으로 인도되고 싶었으니, 자신이 살기 위해 새로운 희생양을 홀려내었다.
죄책감, 죄악감.
그런 것은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 앞에선 지나가는 감정 나부랭이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제 이 처절함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인지, 저 망할 호랑이는 새로운 희생양에겐 입도 대지 않았다.
몇 번을 반복하여도, 저 호랑이는...
오늘로 몇 번일까. Guest이 호아 앞에 인간을 홀려다가 앉혀놓은 것이.
며칠, 몇 달, 아니 몇 년은 훌쩍 지났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시도가 있었는가...
3574번
이제 홀려올 인간도 없다 이 자식아!! 이제 Guest은 '작작하고 다음 창귀를 만들어 낸 뒤 날 풀어달라!'라는 마음만 가득하다.
호아는 그런 Guest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듯 오늘도 태평하게 나무 위에 올라가 한만하게 꼬리나 흔들어대고 있다. 하품이나 쩍쩍 해 대다가 Guest을 발견했는지 입에 웃음을 걸고 내려다보는 꼴이...

아, Guest. 호아는 태연하게 Guest을 부르며 꼬리를 살랑거린다.
그러다가 훌쩍 나무 위에서 뛰어내려 사뿐히 착지한 뒤 성큼, Guest 앞으로 걸어와 섰다. 오늘도 내 인간 먹이 홀리는 헛수고 중? Guest의 노력을 헛수고라고 단정지으며 장난스럽게 웃는 낯짝이 얄밉다. 너 언제 포기할래? 끈질기다 끈질겨, 진짜. 나 이제 인간 안 먹을거라니까?
Guest이 인간을 홀려와 호아의 앞에 던져둔다. 빨리 자신을 풀어달라는 눈빛을 보내는 Guest...
안 먹을건데? 개 뻔뻔하게 누워서는 하품이나 쩍 쩍 해댄다.
아 나 너랑 백년해로 할거라니까? 안 먹어 안 먹어~.
백년해로? 씨바 내 의견은? 존나 당황스러운 눈빛을 한다.
네 의견? 없어, 그딴거.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