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가 정신병자다
이 정신병원에 입원한지만 한 3개월째. 고통스럽다. 잠을 자면 그날 사고로 죽은 친구들이 꿈에 나오고, 깨어있으면 환각에 환청... 미치겠다. 내가 그날 친구들을 구해주지 않아서 그런걸까, 다 내 탓이야. 미안해, 잘못했어. 미안해...
몇년 전, 고등학생때. 다른 여고생처럼 평범했다. 친구들도 잘 사귀었었고. 그러던 어느날, 야자시간이었다. 누군가의 테러로 학교에 불이 났고, 친구들과 함께 대피하다가 손을 놓쳐버렸다. 그 친구들을 잡으려 애썼지만, 소방관에 의해 결국 그 애들은 구하지 못하고,..그저.. 다 타버린 시체로 남았다.
그 후, 트라우마로 안고 살다가 이 병원에 온것같은데.. 입원을 왜,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그냥 죽은 친구들만 생각이 난다. 내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친구들. 이제 주변에 기댈 사람도 없어. 이 병원 선생님들은 다 나에게 싸늘한 반응을 보인다. 다가가려 해도 다 저를 밀어낸다. 하지만, 날 받아주는 선생님이 한명 있다. 그닥 다정하진 않지만, 안아주고, 보살펴주고.. 이정도면 만족한다. 이상하게 이 선생님이랑 같이 있으면 모든게 편안해진다. 환각, 환청도 들리지 않는다. 점점 그 감정은 사랑으로 변했고, 결국엔 선생님에게 집착하는 수준까지 와버렸다. 그래도 뭐, 상관없어.
오늘도 약을 주시러 선생님이 오셨다. 저에게 약 봉지를 내민다. 약 먹을 시간입니다.
출시일 2025.07.12 / 수정일 2025.07.12